시작
대학 1학년 때였습니다. 개발을 막 배우던 시기라 직접 코딩할 실력은 부족했지만, 웹빌더를 쓰면 결과물을 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임웹을 3일간 독학하고 크몽에 서비스를 올렸습니다.
요구사항 구체화 — 가장 많이 배운 부분
대표님들은 기능이 아니라 결과로 말씀하십니다.
“좀 더 고급스럽게”
“들어오자마자 믿음이 가게”
이 문장을 그대로 받으면 수정이 무한히 반복됩니다. 저는 되묻는 대신 선택지로 바꿔 드렸습니다. “고급스럽게”를 여백·폰트 두께·색상 대비 세 가지 축으로 분해해, 시안 두 개를 먼저 보여드리고 고르시게 했습니다. 추상적인 요구를 판단 가능한 선택지로 바꾸면 한 번에 끝납니다.
기술 선택과 트레이드오프
직접 개발 대신 노코드 툴을 택한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기술 스택이 아니라 납기와 수정 속도였습니다. 커스터마이징 자유도를 포기하는 대신 착수부터 납품까지의 기간을 줄였고, 고객이 직접 텍스트와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요청을 줄이는 요인이었습니다.
완료 기준을 다시 정의한 사건
두 번째로 받은 작업이었습니다. PC 화면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고, 모바일은 웹빌더가 자동으로 맞춰줄 것이라 가정했습니다.
납품 다음 날 연락이 왔습니다. 휴대폰에서 메인 배너 글자가 잘리고 버튼이 화면 밖으로 밀려 있었습니다. 실제 방문자의 대부분이 모바일이었으니, 저는 고객이 가장 많이 보는 화면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완료라고 부른 것이었습니다.
변명하지 않고 제 확인 누락임을 먼저 말씀드렸고, 부분 수정 대신 모바일 레이아웃 전면 재작업을 제안해 이틀 안에 다시 납품했습니다. 추가 비용은 받지 않았습니다.
이 일 이후 완료의 기준을 제 손으로 다시 정의했습니다. 납품 전 체크리스트를 고정했습니다.
- 데스크톱 · 태블릿 · 모바일 세 해상도 확인
- 실제 휴대폰 실기기 확인
- 모든 링크와 폼 제출 동작 확인
- 고객이 직접 수정할 항목 정리 문서 전달
“내가 만들었다”가 아니라 “고객의 환경에서 동작한다”를 완료로 삼은 것입니다. 이후 남은 10건에서 같은 유형의 하자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재의뢰
인테리어 업체 ‘인테리온’ 대표님은 이후 화장실 인테리어 브랜드를 새로 시작하시며 ‘리스타일 디자인’ 페이지 제작을 다시 맡기셨습니다.
재의뢰는 결과물이 예뻤는지가 아니라, 요구를 정확히 옮겼는지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